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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리뷰할 펜은 플래티넘 사의 센츄리 브루고뉴 모델이다. 센츄리는 원래 검은색 배럴 색상만 있다. 그러나 중저가의 스테디셀러여서 여러 버전이 출시되기 시작했고, 다양한 문양의 한정판도 지속적으로 출시된다.

 

 4~5년 전 만년필에 한창 빠졌을 때 나는 대학생이었고,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았으며 취업을 위해 시험공부에 몰두했었다. 돈이 없었다. 그래서 저렴한 만년필을 찾다가 플래티넘 제품을 만나게 되었다. 펜 치고는 그래도 저렴한 것은 아니었지만, 만년필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저가에 속했다. 금닙을 달고 있지만 당시 이베이에서 7~8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다.

 

 

 

 펜이 조금 오래되어 금도금 부분에 때같은 것이 끼어 있다. 5년 정도 보유한 것 같다. 취직 준비를 할 때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썼다. 공부를 하는데 무료함을 달래주는 것은 만년필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애지중지 다루어 배럴에 큰 상처는 나지 않았다.

 

 

 

 스크류를 돌려 캡을 분리해보면 커다란 닙이 나온다. 14K인 데다가 닙의 면적이 매우 넓은 편이다. 강성의 닙이며 M닙이어 매우 부드럽게 써진다. SF닙을 써본 경험이 있는데 너무 날카로운 느낌이 들어 장시간 필기하기에는 다소 무리였다.

 

 

 

 파이롯트 블루블랙(Pilot Blueblack) 잉크를 넣어두었다. 이로시즈쿠 심해보다 약간 밝은 색상인데 양도 많고 색감도 좋다. 흐름도 좋은 데다가 펜에 넣고 필기를 해 보면 미끌미끌 미끄러지는 느낌이 다른 잉크보다 더 드는 것 같다. 필기감을 부드럽게 해 줘 자주 애용했다.

 

 

 

 배럴을 닙파트와 분리한 사진이다. 브루고뉴도 샤르트르 및 기타 한정판 만년필과 비슷할 것이다. 닙 파트의 그립과 피드-닙 부분이 불투명하게 처리되어 있어 잉크가 더럽게 고여있는(?) 것을 보이지 않게 막아준다. 그러나 그 틈새로 잉크가 조금씩 들어가 보기 싫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잘 닦아주거나 잉크가 스며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피드 부분이다. 일제 만년필은 피드 모양이 화려(?)하지 않다. 펠리칸 피드의 콤(Comb)이 나는 아주 마음에 든다.

 

 

 

펠리칸 만년필의 피드

 펠리칸 만년필의 피드는 잉크를 아주 많이 머금어줄 것 같다. 정작 직접 사용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래도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다만 부러지기는 쉬운 디자인이다.

 

 

 

 피드를 옆에서 본모습. JAPAN이라고 각인되어 있다. 

 

 닙 정면 사진.

 

 

 

 반대쪽 측면 사진

 

 

 이리듐 부분을 찍은 사진. 일제 만년필은 이리듐 연마가 잘 되어있다. 파이롯트는 팁에 이리듐을 쓰지 않고 특수 합금을 쓴다고 한다. 수명이 굉장히 길다고 들었다.

 

 플래티넘 센츄리는 캡 밀폐력이 매우 좋아 잉크가 잘 마르지 않는다. 요즘 나는 만년필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직장에서 사용하기 부담스럽고, 스크류 형식 캡이 대부분이어서 빠르게 필기하기에도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만년필을 가끔 집에서만 사용한다. 한 달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펠리칸이나 몽블랑 등 스크류식 캡을 채용한 만년필도 두어 달 사용하지 않으면 닙의 잉크가 말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플래티넘 센츄리는 잉크가 잘 마르지 않도록 캡이 설게 되어 있어 한결 낫다.

 

  저렴하면서도 좋은 기능을 가진 만년필을 한 개 들이고자 한다면 센츄리를 고민해봐도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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