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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을 사용하다보면 불편한 것이 한두가지 씩은 생기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 불편한것 한가지는 뚜껑을 열어 필기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사는 시대에 가장 익숙한 필기도구는 만년필이 아닌 볼펜, 샤프이다. 또한 이러한 필기구들은 만년필에 비해 사용하기가 편리하며 유지, 보수도 만년필보다 자유롭고 가격 또한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다. 그러나 만년필의 매력에 하나둘 빠져들게 되면서 나는 여러 만년필과 잉크를 수집하게 되었다.

차츰 만년필의 갯수도 늘어가고 만년필로만 필기를 고집하면서, 컴퓨터를 할 때나 실외에서 갑자기 펜을 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만년필은 거추장스러운 도구로 전락해버린다. 왜냐하면 한번 사용하기 위해서 캡이 트위스트 방식이라면 돌려서 뚜껑을 빼고 뚜껑을 펜 뒤에 꽂거나 꽂지 않고 사용할 경우엔 따로 보관을 해야 하는데 여간 거추장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뚜껑을 열어놓으면 잉크가 닙에서 다 말라버리고, 그렇다고 쓸때만 뚜껑을 여닫을 시에는 엄청난 불편함을 초래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과 겹쳐 다른 만년필들도 써보고 싶은 나의 욕구에 의해 여러 만년필들을 알아보다가 파이롯트 캡리스 라는 제품을 알게 되었다.

새 제품을 사는 것보다 신품에 가까운 중고를 찾아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하는 나의 습성으로 인해 중고 사이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캡리스 매물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내 캡리스 데시모 F닙을 구하게 되었다.





이전에 파이롯트 제품 카쿠노와 에라보를 사용했던 경험이 있는데, 제품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둘 다 필압을 매우 약하게 주면 헛발이 자주 발생했다. 그래서 캡리스를 구할 당시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이다가 18k 닙을 믿고 하나를 구했다. 그러나 캡리스를 처음 쓰는 순간 필감이 정말 부드러웠고, 필압을 거의 빼도 물흐르듯 술술 잉크가 잘 나와서 캡리스를 구하지 않았으면 어쩔뻔했나 싶었다.

그러나 자주 언급되는 캡리스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노크 기능이다. 노크 기능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혹자는 노크를 할 때 발생하는 소음이 너무 커 독서실 등에서 이용하기가 불편하다고 방출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그러나 나는 아직 소음에 대해서는 별로 크다고 느끼지 않았고, M닙이나 B닙도 하나씩 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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